그래서 나는 왜때문에 두바이에 살고 있는가?
내가 아랍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두바이에 살고있다고 하면,
아랍인이건 외국인이건,
다들 이해를 전혀 못했다.
한국인은 더 말할것도 없지만,
한국인은 일단 아랍문화 관심 이전에
가난한 디지털 노마드의 비싼나라 살기
를 더 이해못하는 듯했으므로,
아랍은 차라리 나중문제다.
아무튼 아랍인과 외국인이
아랍관심이 두바이와 사맛디아니하야
를 외치는 이유는 당연히도
두바이가 아랍중에서 가장,
아랍색이 적은곳이기 때문이다.
누가 그걸 모르나?
당연히 나도 아랍색을 찐으로 느끼려면,
다른 옵션이 한가득 존재하는 것은 안다.
그 나라들은 심지어 물가도 싸지않나?
그런데,
내가 또 그렇게까지는 안한 이유는,
뭔가 좀 피곤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물가 싸고 아랍색 가득한 나라들은
아무래도 치안이 두바이만 못하고
대중교통도 두바이보다 불편하며,
어딜가든 시선을 느껴야 하고
아랍어든 불어든 하나는 해야한다,
이미 영어만으로 머리가 터지는데
굳이 새 언어 추가할 마음은 없다,
그리고 저 위에 얘기한 불편함들을
굳이 감수할 생각도 없다.
플러스,
나는 이번에는 좀 글로벌한 지역에 살고싶었다.
아랍색이 가득하면 낭만은 있을지 몰라도,
현실은 불편함과 소수자로서 따가운 시선,
전혀 안되어버리는 의사소통,
이 모든것을 다 감수해야 하는데
내 아랍에 대한 열정은
도저히 그정도까진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1. 외국인이 살기 편하고
2. 영어만 써도되며
3. 대중교통 잘되어있는
(한국보다는 못하지만 아랍나라 중에서는)
아랍나라를 고르다보니
두바이가 낙점된 것이다.
비슷한 나라로는 카타르도 있는데,
카타르는 아무래도 아직
두바이를 못따라온다.
아직 거기는 복장제한도 있는나라다.
잼민이 시절 제일 좋아했던 시 중 하나는
유치환의 생명의 서였다.
생명의 서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灼熱)하고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悔恨)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