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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퀴벌레는 안물어요

by 어느외노자 2024. 6. 5.

샤르자, 사하라 센터 :샤르자의 가장 큰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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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내가 두바이를 사랑하는 것에는

일말의 의심도 없고,

모두들 나의 이 일방적인 짝사랑이 

놀랍다고 할정도다,

이 엄청난 사랑이 아니라면,

당연히 아무도 하지 않는

'가난한 디지털 노마드의 두바이 살이'

같은것을 할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단점은 당연히 있듯,

두바이에도 어마한 단점은 존재한다.

그 단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순위를 매기자면 

바선생님들이 1등이라고 할수있다.

 

아무래도 우리 곤충친구들은

사계절이 있는 나라보다는

더운나라를 좀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듯한데,

두바이 역시 그점에서 엄연히 예외가 아니다.

 

두바이가 사막이라고 해서

사막에 무슨 바퀴벌레가 사느냐?

라고 묻는 지인들이 있었는데,

내가 가는 곳마다 바퀴벌레 칭구칭긔들을

굉장히 많이 봤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바이는 레알 사막이 아니라 

사막 위에 세워진 '인간의 도시'이기에 

당당히 인간의 반려곤충임을 자랑하는 바선생들에게는

생활면에서 나쁠것이 없을 수 있다.

 

나는 식당에서도, 집에서도,

길에서도, 아파트 복도에서도,

바선생들을 굉장히 많이 봤었지만

그냥 다 그러려니 했다.

더운나라에 사는 숙명이지 어쩌겠는가?

 

이게 또 가난스토리만도 아닌것은,

대저택이나 비싼집이라고 해서 

그분들이 없는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는 공평하기도 하다.

 

그리고 전에 살던 집에서도,

문논 당연스럽게도 그분들이 계셨지만,

그것도 참았다,

그 집에는 다른 문제들이 이미 산적해있어서,

바퀴벌레가 없는것이 이상하다면 이상했기에 그렇다.

 

그런데 급기야 뽜이널리,

문제는 터지고야 말았다.

 

이번에 이사온 집에,

우리 바선생님들이

영화 '조의 아파트' 수준으로 

집단거주하고 계셨던 것이다.

 

나는 정말 태어나서, 이날이때껏,

화장실 불을 켜면 도망가는

바선생들 수마리와 

가스불을 켜면 후다닥 렌지밑에서 튀어나오는

새끼 바선생들 수십마리떼 와,

집의 모든곳에서 발견가능한(물론 내방도 포함이다^^)

이런 광경은 처음봤다.

 

쓰레기집에서나 볼법한 광경이,

그냥 평범한 집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물론 평범보다는 많이 낡고 오래된 집이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진짜 이런 호러영화 수준의 출몰은

난생처음이다,

 

내가 두바이의 여러곳에 살았었지만,

이정도로 심각하게 많이나오는 곳은 없었기에,

도대체 내 하우스메이트들이

이 공포영화 수준의 집에서 어떻게 사는것인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하메 하나를 붙잡고 물어보니,

이집에 이사온지 4개월이 됐고 

그간 여러번 주인한테 말해봤지만

매번 알겠다 없애보겠다 해놓고 

천연덕스레 쌩까서 포기했다고 한다.

 

왜 이사가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이사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바퀴벌레를 참기로 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집에서 도저히 

어떻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가 없어서,

늘 피죽도 못먹은 꼴로 다녔더니,

다정한 우리 하메 칭구가

아무래도 내가 걱정이 되었던 모양인지.

결국 내게 요리를 해주겠다고 하는것이 아닌가?

(두바이 피플들은 참 정은 넘친다)

 

가스렌지 밑에서 새끼바퀴벌레 십여마리를 본 나로서는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혀왔지만,

뭐, 하메의 성의를 무시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알겠다고 했다,

 

결국 하메는 요리를 시작했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그때는 내가 밤이어서 그랬을거야.

이런 대낮에 가스불을 켜는데 

설마하니 또 그런일이 벌어지겠어?

라고,

 

결과적으로는

지난번과 똑같지는 않았으나,

하메가 요리하는 내내 

어른 바선생들이 

가스렌지 주위를 계속 기어다니고는 있었다.

세상에, 

가스불이 켜있는데도 주변에서 얼쩡거리다니,

정말 대단한 맷집이 아닐수없다.

보통 생물은 불 근처를 기피하지 않나?????

 

그 모습에 질겁해서 뒤로 내뺐더니,

하메가 웃으며,

"괜찮아, 뭐 어때? 얘들이 널 물진 않는다구."

라고했다.

"....."로 응수하자,

"괜찮아, 널 잡아먹거나 물지 않아, 하핫!"

라고 하며 태연스럽게 요리를 계속했다.

 

음식은 맛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난 그날 배가 좀 아프긴했는데,

이건 기분탓이라고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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