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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의 매력

by 어느외노자 2024. 7. 18.

두바이, 움수케임 모스크 앞 고양이

 

 

이슬람 국가에 살면 반강제적으로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를 시시때때로 듣게된다.

일반적으로 무슬림들의 기도시간은

하루 5번이라고 알려져있는데,

그러면 하루 5번만 방송(...)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더라....?

 

내가 일하는 도서관 옆 모스크는

내가 있는 6시간 정도의 시간에만도 

한 대여섯번 그 아잔소리를 내던데,

그렇게 따지면 평균 한시간에 한번꼴로 듣는것같다.

 

난 이슬람국가들의 매력중 하나로,

이 아잔소리를 꼽는데 

그 이유는 이게 사람이 쌩으로 방송하는,

낭만쩌는 아날로그 문화라서다.

 

물론 그렇다고 개 효율적으로,

"네 지금 기도시간입니다 기도하러 가세요"

라고 문장한줄 읊고 끝나는 것이면,

그게 매력이라고는 전혀 할수 없을것이다. 

그런 것이면 말 그대로 소음에 가깝겠지만,

아잔이 매력인 이유는 이게,

거의 노래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조가 있는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냥 부르는 사람 마음?이던데,

그렇다보니 같은 문구 같은 문장을

부르는 사람에 따라 그 곡조나 높낮이나 

액센트나 애절함이 전혀 다르게 표현되고야 만다.

이거 구분하는게 빅재미다,

 

목소리가 좀 다른것을 보면 

매번 한사람이 하는건 전혀 아닌듯하고,

몇명의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는 분위기인데,

매일 주구장창 듣다보니 

그분들 컨디션도 짐작가능할 정도다,

 

목감기걸린날,

코감기걸린날,

어딘지 슬프게 들리는 날,

어쩐지 너무 의욕적이신 날,

너무 각잡고 부르시는 날,

뭔가 하기싫어서 대충 부르는듯한 날

이런것들이 다 목소리에 고스란히 느껴져서,

진짜 웃기고 귀엽다,

 

중근동의 이슬람 국가들은

전통유지를 큰 정체성으로 삼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이 잘못된 방향이 아니라,

전통의상 평상시에 입는것이나 

이런 문화를 유지하는 것으로 발현되는 건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비무슬림이 이렇게 아잔을 좋아하는 건

내가 덕후여서 그런것이고,

대개 비무슬림 외국인들은

아잔소리 시끄럽다고 개싫어하는게 보통이다.

뭐, 그 마음도 이해는 한다.

 

실제로 내가 아랍문화를 좋아하거나 관심있어서 

여기 살고있다고 하면,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다들 놀라는데,

그 놀라는 포인트에는 

두바이보다 더 아랍스런 나라 많은데? 라는부분이 

물론 크지만,

다른 부분에는 

"이집트 덕후도 아니고 아랍덕후는 처음본다"

라는 신기함도 상당히 깔려있다.

 

지역 덕질이라고 하면 대개 

 

미국덕후 - 설명 노필요 

미국 영국제외 영어권덕후 - 영어 및 이민덕후 

유럽덕후 -역사, 건물, 날씨, 문화 덕후

아시아덕후 - 역사, 문화, 가성비 덕후

아프리카덕후 -자연, 순수, 동물덕후 

로 대충 구분이 되는반면

 

이집트도 아니고 아랍은 뭘 덕질하는 거야??

라는 느낌인것 같은데,

아랍덕질도 할거 많다,

굳이 역사덕, 성경덕후 아니고,

이런 '아잔덕후'도 있다.

아랍덕질에 아잔만 있는건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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