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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셰어하우스의 숙명 2

by 어느외노자 2024. 5. 21.

두바이, 알 바샤. 근데 그냥 한국에서 찍었다고 해도 믿을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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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셰어하우스의 숙명 1편에서 말했던,

'남의 물건에 가차없이 손대야 하는 문화'에 대한 고충은,

빨래만으로 끝날리가 절대 없다.

 

주방과 욕실은 더 헬이다,

나는 뭐 사실,

어차피 같이 살거,

공용공간에 있는 내 물건을

귀여운 하메들이 쓰는것까지는,

그러려니한다.

절대로 못쓰게 할것이면

공용공간에 안놔두면 그만이다.

거기 떡하니 놔둔다는 것 자체가 

남이 쓸지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기에,

그건 의외로 각오했다,

(얘기 들어보니 이건 하메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의외의 부분에서 뒤통수를 맞은것이,

찬장에 있던 내 물건을,

옆칸 또는 서랍같은 곳에 옮겨버리고,

거기에 자기 물건을 채우는 것이었다.

처음에 난 내 물건이 사라져있어서 

이게 대체 뭔 일인가 누가 그

몇푼 되지도않는 부엌물품을 훔쳐간건가 싶어서

한동안 고뇌에 빠졌었는데,

그게 그러니까 이런것이다,

 

내 물건은 조금밖에 없는데,

큰 찬장에 떡하니 놔두고 있으면

물건 많은 아이는 

큰 찬장 하나를 통째로 쓰고싶기에,

거기 있던 몇개 안되는 물건들은

서랍이나 작은찬장으로 옮겨놓는 것이다.

뭐 발상 자체는 이해하고,

그럴수도 있다...고 보긴하나.......

그러면 차라리,

그냥 밖에 꺼내놔서

찾기라도 편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이런일이 내가 두번이나 있었다,

첫번째는 바로 옆칸에 옮겨놔서 

쉽게 찾았는데,

두번째는 심지어 서랍에 넣어놓아서,

난 물건들이 아예 없어진 줄 알고 찾아헤맸다.

 

내가 사다놓은

새 수세미 두개는 누가 써버린지 오래였지만,

어차피 핸드워시도 내가 안 갖다놓으면

아무도 안갖다놓는 데에도 익숙해져서,

물건들이 없어지지 않은것만 해도 기뻤다,

이게 왜그러냐하면

사실 물건자체야 몇개 되지도 않는데다

그 몇개 안되는 것들도 싸구려라 

없어져도 상관없는 수준이지만,

이걸 누가 없앴다, 가져갔다 라고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인사했던 하메들을

한명한명 의심하면서 반추해보는게 진짜 개압박이라 그렇다,

 

다행히 그냥 치워놓는 수준에 그쳐서 안심했고,

수세미 쓴것이야 그러려니 한다.

 

이런건 사실 근데,

개인의 문제라기보단 결국

관리자의 문제다,

부엌찬장도, 아예 찬장마다 방번호를 딱 붙여놔버리면

충분히 이런 일이 없게할수 있다.(실제로 이런 집도 봄)

물론 우리집의 관리자도 내 찬장이 어딘지 

처음에 말해주긴 했지만

말로 한걸 누가 지키나?

 

물론 내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나는 뭐 완전무결하고 깔끔하기 그지없고

아무런 피해도 끼치지 않느냐하면

그런 건 또 전혀아니다,

나도 여기 살면서 빌런짓 여러번했다,

새벽에 드라이기 소리내서 

개빡친 하메한테 '댐잇!!"소리도 들어봤고,

냉장고 열다가 남의 음식을 바닥에 떨어뜨린 적도 있었다,

이것외에도 뭐 또 있다, 

 

이게 참, 

나도 피해를 끼치다보니, 

남이 나한테 피해준것도 그냥 넘어가게 되긴 한다.

피해를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그냥 그렇게 어울렁더울렁

살아가는 게 셰어하우스의 숙명이었다.

대충 살자고 마음먹으니까,

어떻게든 살아는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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