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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부동산: 쪽방촌(쉐어하우스) 청소의 문제

by 어느외노자 2024. 8. 1.

아이허브 배송샷. 여기도 택배 문앞에 두고 사진찍어 보내는 문화 있다.

 

 

우리나라 고시원은 안 살아봐서 모르겠는데,

공동구역을 청소하는 직원이 따로 있나?

일본에서는 있었던 것 같고

중국에서는 있었다.

아마 한국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종류의 쉐어하우스는 대개 

공동구역 청소직원을 둘수밖에 없을듯하고,

두바이도 예외는 아니다.

뭐 집주인들은 대개 

'매일 청소를 한다'고 구라치지만

당연히 절대 매일하지는 않고,

대개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청소직원이 오는...컨셉...인데,

체감상 2주에 한번정도 

오는 듯한 집도 있었다.

 

이게 참, 여기서 많은 문제가 속출한다.

저렇게 공동구역 청소가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면

또는 2주에 한번이라면

아무래도 집이 깨끗하거나 반짝거리긴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답일까?

 

이것에 대한 내 의견은,

 

1. 세입자들이 각자 알아서 

공동구역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노력정도는 하고

(즉 자기가 어지른건 치우고)

 

2. 대청소나 본격 청소는 직원에게 맡긴다

 

가 내 생각이고 그게 상식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근데 참,

내 생각대로는 안되는게 세상일이다.

 

내가 두바이에서 처음 살았던 쉐어하우스는,

일주일에 두번 오는 직원을 믿고 

하메들이 쓰레기집을 만들어놓는 수준이었다.

 

자기 먹은 식탁도 안치우고 

요리하고 난 주방도 안치우고,

씻은 뒤 욕실 머리카락도 당연히 안치운다.

이 정도면 양반인것이

먹다남은 음식을 냉장고도 아닌

찬장속에 넣어놓거나,

더러운 쓰레기장에 쓰레기 버리러 가는게 싫다고,

쓰레기를 한구석에 산처럼 쌓아놓기도 했었다.

 

그래서 저 집에 오던 청소직원은,

일주일에 두번 올때마다 

진짜 개고생을 했었다.

 

두번째, 바퀴벌레가 창궐하던 집은

저 정도는 아니어서 

그래도 자기가 쓴 부엌은 치우는 정도였고

쓰레기도 제대로 밖에다 내다버리긴 했다.

다만 이 집의 하메들이 이해가 안갔던것은,

대체 어떻게 바퀴벌레 5000000마리와 

아무렇지 않게 동거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을 뿐이다.

이 집의 청소직원은 

체감상 2주에 한번오는 느낌이었고

그나마도 딱히 깨끗이 하지도 않았기에

집은 늘 '평균적으로' 더러웠고,

복도며 주방에 항상 바퀴벌레 시체가 뒹굴고 있었다.

 

그러면 대망의 지금 집은 어떨까?

 

처음 이 집을 보러왔을 때

수상할 정도로 집이 깨끗한 것에 

상당히 놀랐지만,

방금 직원이 치우고 갔겠거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이 집의 엄청난 청결도의 비밀은

청소에 진심인 세 명의 하메들 때문이었다.

내가 일본 중국을 거쳐서 

많은 쉐어하우스에 살아봤지만,

세상에 자기집도 아닌 공동주택의 

냉장고청소를 하고, 

천장청소를 하고, 

거의 매일매일 복도를 쓸고닦고,

화장실청소까지 빡박 해대는 사람들은

레알 처음봤다.

일본도 이러지는 않았다.

 

입주자들이 저렇게 집을 반짝거리게 해놓으니,

청소직원이 청소할 이유가 있는가?

얘기를 들어보니,

그 명목상의 하우스키퍼는

와서 얼굴만 비추고 청소는 거의 안하고 간다더라.

왜 아니겠냐며...

 

뭐 아무튼 집이 깨끗하면 좋은것 아닌가?

라고 단순히 생각해버리기엔

저기에 나도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글쎄 내생각에는

집세에 엄연히 청소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런 쪽방에 이 비싼돈을 내고 살면서,

저렇게까지 내 노동력을 투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기때문에 

참 이것도 환장할 노릇이다.

 

당연히 기본적인 것은 해야한다,

부엌이든 욕실이든 내가 들고난 자리 치우고,

더러워진 건 정리하고

너무 어지럽혀져 있으면 청소한다,

이정도는 당연히 해야겠지만,

그 이상은 에바쌔바인듯한데....

 

이럴거면 차라리 룰을 정하는게 맞지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룰은 없고,

청소할 때 도와줄까 물어보면 또 도리질한다,

그래도 그들이 청소할때마다 표정이 별로인것을 보면,

알아서 눈치껏 하길 바라는듯했다.

 

왜 룰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의외로 답은 간단하게 나왔다.

그게 정서도 문화도 다르고 

말도 백퍼센트 안통하는 타국인 타인종들끼리

청소룰을 정해봤자

누군가는 제대로 안지킬것이 뻔하다.

해도 제대로 안하든가,

 

그러면 백퍼 분쟁이 생기고,

그 분쟁때문에 나가는 입주자도 있을것인데

그렇게되면 집주인한테도 말이 나올게 분명하니

룰을 정하지 않는것이다.

그 엄청난 청소를 하는 하메들 입장에서는

난 일단 더러운게 싫으니 하는것이고 

너도 눈치가 있으면 해라

정도의 스탠스일텐데,

이게 참 골때리고 엄청난 가시방석이다.

 

두바이 쉐어하우스를 구하려다 보면

같은국적이나 민족을 원하거나

같은 언어를 원하거나 

적어도 같은 문화권을 원하거나

이런 집이 상당히 많은데,

처음에는 이런것이 인종차별인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정서와 문화와 언어가 다른사람들끼리는,

정말로 같은 집에 사는 것이 쉽지않다.

저런 룰하나 정하는 것도 

아마 자국민들끼리면 했을것이다,

또는 같은 언어권이거나.

 

친구한테 말했더니,

"답은 두가지야.

1. 철판깔고 그 청결함만 즐기며 쌩까든가

2. 같이 그 하드한 청소노동 하든가"

라고하던데,

 

철판녀가 되기는 싫으니 

어쩔수없이 2번으로 가긴 해야겠지만

참 세상에 쉬운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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